노회찬재단 - 평등하고 공정한 나라


재단 소식

(소식지/창간준비호) 더는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재단활동 2019. 06. 27

(2019.4.25)
 

 

더 이상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황순영 회원 (경남 창원)
 

인생의 절반 정도를 살아온 요즘은 이런 생각이 많이 든다. 
내 참 모습은 어떤 것이고, 내 참 생각은 어떤 것인가?
 

철부지 어렸을 때, 혹은 여전히 철은 없었지만 꿈과 상상으로 가득 채웠던 학생 때, 아니면 철은 조금씩 들어가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허우적대는 것만 같은 요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어쩌면 전혀 다른듯한 그때그때의 모든 내 모습과 생각이 바로 “나”였다. 
 

“나”라는 존재는 어느 한순간으로 규정할 수 없는, 내가 살아온 자그마한 시간과 공간의 연속되는 역사인 것이다. 그 작은 “나”의 역사 속에서 어느 때나 공통적인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편한 삶보다는 조금은 불편한 삶을 항상 선택하고 실천해 왔다는 것이다. 편함은 사람을 정체되게 한다. 반대로 불편함은 사람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만든다. 
 

내가 아는 고 노회찬 의원도 항상 불편한 선택을 하셨고, 불편한 삶을 살아오셨다. 학생 시절 진학을 결정할 때에도, 노동운동을 할 때에도, 정치를 할 때에도 항상 스스로 불편해지고자 하셨다. 그리고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 지역구 주민들, 국민들 모두의 그 불편함을 개선하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셨다. 내가 아는 진보란 그런 것이었다. 
 

“동지여 그대가 보낸 오늘 하루가 어제 내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이라는 노래 가사가 있다. 나는 고 노회찬 의원의 빈소를 찾았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고인께서 마지막에 무슨 생각을 하셨고, 우리에게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셨을까? 
 

마냥 안타까워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살아남은 내가 먼저 가신 분들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그분들의 뜻을 조금씩 나누어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분들께서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인, 그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소중한 일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그분들의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을 이제는 내 작은 그릇 속에 나마 담아내어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 실천의 작은 시작으로 노회찬재단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게 되었다.
 

나의 꿈은 누구든지 평등한 기회를 보장받고, 모두가 공정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다. 요즘은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너무 어려운 현실이 되어버렸지만, 오늘도 그 꿈을 실천하기 위해 내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나의 이름으로, 때로는 누군가의 부모로, 누군가의 국회의원으로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두가 서로의 모자람을 조금씩 채워주고, 넘침을 조금씩 나누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 모두가 정의롭고 당당해질 것이고, “노회찬의 꿈”인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의원님!
요즘도 가끔은 의원님이 그립지만, 앞으로 몇 년이 흘러가면, 그때는 의원님! 죄송하지만 더 이상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때는 노오란 민들레처럼, 곳곳에 또 다른 수많은 노회찬이 거침없이 피어나,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이 되어 이제는 더 이상 당신을 아쉬워하는 마음에 그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에게도 당신의 무거운 짐들을 나눠질 기회를 주셔서, 
행복합니다. 저에게도 당신의 소중한 내일을 실천할 오늘을 주셔서. 
“글을 쓰는 동안 세월호 참사 5주기가 되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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